순수했던 대만 음악 신동 왜 초심을 잃어 버렸을까
입력 2011-06-17 17:31
신동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들의 특별한 재능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들의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 보통 아이들과 다른 특별함을 지닌 신동은 언제나 주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러나 신동을 특별한 눈으로 바라볼 뿐 그들이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종종 망각한다.
영화 ‘소년 KJ’는 대만의 음악 신동 KJ(황가딩의 애칭)의 성장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첼로 연주에서 영화로 전공을 바꾼 청 킹와이 감독이 우연히 체코 콩쿠르에서 11살 소년 KJ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인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영화는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은 작은 소년이 지휘봉을 든 17살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7년의 세월을 절묘한 교차 편집으로 녹이며 KJ의 음악과 인생을 다룬다.
소년 KJ는 “음악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도구다. 음악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공연을 통해 돈을 버는 데 쓰기보다 음악을 통해 자신이 발전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KJ는 입버릇처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한다. 음악으로 행복해지면 그만이지 굳이 순위를 매겨야 하느냐고 묻는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자란 KJ는 그러나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독설을 퍼붓는 등 경쟁에 집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동안 KJ에게는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걸까? 영화의 마지막 5분에 이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이 숨어 있다.
영화는 2010년 홍콩필름페스티벌 신인감독상을 시작으로 홍콩영화평론가협회 작품상, 대만 금마장 최우수다큐멘터리상 등을 석권했다. 전체관람가로 지난 16일 서울 소격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단관 개봉했다.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