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연평도 포격’ 후 첫 대북 민간지원
입력 2011-06-17 17:23
북한 어린이 2만5000명이 한 달간 먹을 수 있는 3억원 상당의 식품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다.
기아대책 대북지원법인 ‘섬김’은 지난 14일 빵 14만개와 과자 2만 상자, 비타민 5000병, 두유가루 3만개, 사탕 4000통 등 어린이용 영양식품을 중국 투먼과 훈춘에서 활동하는 대북지원단체를 통해 북한에 보냈다.
이번 식품 지원은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일절 불허됐던 민간지원이 최근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한해 다시 허용된 후 통일부 승인을 받은 첫 공식 지원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계기로 대북 영유아 및 노인 지원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기아대책은 이번 지원 기금과 관련, ‘기적을 낳는 달걀’ ‘라진이 겨울동무’ 등의 북한돕기 캠페인을 펼쳐 2억3000만원을 마련했고 나머지는 여러 기업과 단체, 개인후원자를 통해 모금했다.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은 “정부의 민간단체 북한지원 허용을 환영하며 이번 지원식량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정확히 전달되도록 조선족 직원들이 체크하고 있다”며 “현재 함경북도 나진과 선봉의 공장에서 하루 7000여개의 빵을 생산, 소학교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을 드나들며 지원사역을 펼치고 있는 K씨는 “북한은 현재 식량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장기 어린이들의 발육이 멈춰 있고, 면역력이 약해 작은 질병에도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북지원물품 전달을 위해 ‘섬김’의 조성근 이사장과 북한돕기 캠페인을 펼친 예장 합동 중경기노회 소속 목회자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조 이사장은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굶주림의 고통에 있는 어린이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조건 없이 지원해야 한다”며 “앞으로 비료지원 및 농업개발 후원 등 지원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대책은 1994년 평양 제3병원에 X선 장비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식수환경 개선사업, 병원건립 및 의약품지원, 국수와 빵 등 식량지원 등 북한 전역에서 다양한 사역을 펼쳐 왔다. ‘섬김’은 2008년에 창립됐으며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섬김’의 안향선 사무총장은 “정부의 이번 반출 승인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대북지원에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며 “중국에서 밀가루와 영양식품 등을 대량 구매하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북한 어린이들을 영양실조에서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후원:02-2085-8240).
옌지=글·사진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