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공연 통해 본 모습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자작 데뷔음반 ‘데이 브레이커’ 발표한 장재인

입력 2011-06-17 20:12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에서 장재인(20)은 등장과 함께 화제가 됐다. 연예기획사에서 만들어내는 신인가수, 혹은 엇비슷한 또래의 오디션 참가자들과 확연히 구분됐기 때문이다. 그의 음색은 매력적이었고 창법은 독특했다. 자신만의 색깔로 곡을 해석하는 능력도 탁월해 듣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130만명이 넘게 참가한 슈퍼스타K 2’에서 3명이 겨루는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첫 데뷔음반을 발표했다. 보란 듯이 자작곡만으로 꽉 채운 음반. 장재인이 명실상부한 싱어송라이터가 돼 돌아온 것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뮤지션’ 장재인을 만났다. 기타를 메고 들어와 티 없이 맑은 모습으로 인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스무 살이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무슨 질문에건 오래 생각한 듯한 자신의 ‘철학’을 조곤조곤 풀어놨다.

우선 가수가 된 소감을 묻자 “요즘 혼란과 혼돈의 상태”라는, 다소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장재인은 “굉장히 낙천적인 성격이어서 지금까지는 내가 무엇을 하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대중이 원하는 음악과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서로 맞지 않을 때가 오면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많아요. 저를 위해 일해 주는 (소속사) 분들, 저를 바라봐주는 팬들이 생기니까 그만큼 책임질 일이 늘어난 거잖아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어떤 ‘의무’가 저한테 주어진 거 같아요.”

음반 발매 후에도 장재인은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홍대 강남 등 번화가에 가서 자주 즉석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런 거리 공연은 스스로 요즘 겪고 있다고 말한 ‘혼란’과 ‘혼돈’ 때문이기도 하다.

장재인은 “나를 둘러싼 환경이 순식간에 바뀌다 보니 나의 본 모습을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공연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데뷔 음반 ‘데이 브레이커(Day Breaker)’에는 5곡이 담겨 있다. 이 중 타이틀곡 ‘장난감 병정들’을 통해 장재인은 개성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을 비꼬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난감 병정들’을 특정 걸그룹을 비하하는 노래로 해석하기도 한다.

장재인은 “(걸그룹을 비판하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제가 아이돌 그룹을 비판할 위치에 있지도 않을 뿐더러, 전 그분들의 실력이 제가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데뷔 한 달도 안 됐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자주 온라인상에 오르내린다. 최근엔 KBS JOY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에서 진행자인 가수 이소라가 장재인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다. 장재인은 “그날 무대에서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저도 울었어요. 저를 바라봐주시는 눈을 보니 예전에 혼자 음악할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까마득한 후배인데도 이소라 선배님이 저를 굉장히 공손하게 대해 주셨어요. 무대에서 내려와 ‘꼭 다시 와 주세요’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존중받는 느낌이었어요.”

끝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묻자 장재인은 “일단은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언젠가는 대중들이 가사에만 집중해 들을 수 있는 포크 음반을 내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