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녹색과기원 법안’ 깜짝 발의
입력 2011-06-16 21:22
박희태 국회의장이 16일 ‘한국녹색과학기술원(이하 녹색과기원) 법안’ 대표발의에 나섰다
현역 국회의장이 법안을 대표발의 한 경우는 1950년과 51년 신익희 전 의장이 두 차례, 54년 이기붕 전 의장이 한 차례 있었을 뿐이다. 특히 박 의장이 평소 과학기술과 관련돼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만큼, 정치권에서는 갑작스런 법안 발의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 의장은 이날 전 국회의원들에게 녹색과기원 설립 취지를 담은 서한을 보내 법안 공동발의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법안 제안 이유에서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인 녹색과학기술을 선도할 고급 과학기술인재 육성 및 관련 과학 분야에 대한 집중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박 의장이 자원외교를 위해 외국에 자주 나가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녹색대체에너지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한국에도 관련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약 두 달 전부터 법안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관계자는 “이미 카이스트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처럼 국가가 설립한 기초과학 관련 연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녹색과기원까지 만들면 유사학과가 중복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뜩이나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녹색과기원까지 만들어 예산을 중복투자하자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