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사상 첫 민간소비 앞섰다
입력 2011-06-16 18:38
수출이 처음으로 내수의 중심인 민간소비를 앞질렀다.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수출 비중은 52.2%로 절반을 넘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계정상 올해 1분기(1∼3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은 계절조정 실질기준 139조2163억원으로 가계의 민간소비(137조886억원)를 넘어섰다.
수출이 민간소비보다 많아진 것은 한은이 국민계정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이다. 국민계정상 GDP를 구성하는 항목 중 꼴찌였던 수출이 정부지출과 투자를 차례로 앞선 데 이어 민간소비까지 따라잡은 것이다.
이는 196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수출이 급증세를 이어온 반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이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70년 1분기 6286억원이던 수출은 ‘3저 호황기’였던 86년 3분기 10조227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 1분기에는 102조3217억원으로 분기 수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 1분기와 70년 1분기를 비교하면 수출은 41년 새 220배 증가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70년 1분기 12조5566억원에서 같은 기간 10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민간소비로 대표되는 내수가 주춤하면서 경제가 지나치게 무역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모할 경우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수출주도 성장의 과실이 대기업에만 돌아가고 개인이나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는 문제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석하 경제동향연구팀장은 “우리나라처럼 소규모 개방경제가 성장을 계속하려면 수출을 포기할 수 없다”며 “다만 내수 진작도 병행돼야 하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배구조를 개선하고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는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