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2분기도 적자 운항… 물동량 줄고 운임도 하락세

입력 2011-06-16 18:29


선박공급 과잉, 고유가 상황 등에 따른 물동량 감소 및 운임 하락세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1분기 적자 전환된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주요 해운사들이 2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15일 세계 벌크선(건화물선) 운임지수인 BDI(Baltic Dry Index)가 1405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초 1693으로 출발한 BDI는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시황이 일시 회복세를 보이자 해운업계에 새 벌크선 인도가 잇따르면서 선박이 남아돌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물동량 감소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철광석, 유연탄 등을 주로 실어 나르는 10만∼18만DWT(재화중량톤)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단기 용선료는 지난 3일 평균 1만1773달러에서 13일 9057달러로 하락했다. 케이프사이즈급은 국내 벌크선의 절반이 넘는다. 곡물 등을 주로 운송하는 수에즈막스급(5만∼6만DWT) 용선료 역시 같은 기간 1만5004달러에서 1만4005달러로 떨어졌다.

컨테이너선 시황도 풀리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아시아∼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860달러였다. 지난해 3월 TEU당 2164달러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 최근 선박연료인 벙커C유 가격 급등에 따라 부과되는 유가할증료(약 750달러)와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기대와 달리 아시아∼유럽 항로 운임 약세로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감속운항, 노후선박 해체 등 원가절감과 수급조절 노력에 한창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최근 “컨테이너와 벌크시황은 올 상반기를 저점으로 2011년 하반기나 2012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