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 하천수 극미량 다이옥신 검출
입력 2011-06-16 21:53
경북 칠곡 캠프 캐럴 주한미군 기지 주변 하천수에서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지하수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16일 기지 외부의 지하수 관정 10곳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엽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는 제초제인 ‘2,4-D’와 ‘2,4,5-T’를 배합해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맹독성 물질인 다이옥신이 부산물로 생성된다.
시료를 채취한 관정은 캠프 캐럴 반경 2㎞ 이내의 음용 관정 3개와 비음용 관정 7개다. 먹는물 수질기준(58개)을 포함해 154개 항목을 분석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전날 일부 언론은 지하수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보도했지만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다이옥신은 대기와 토양 중에도 극미량이 존재하기 때문에 빈 시료를 넣고 검출 시험할 경우 일정 정도 포함된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 이번 시료 분석에서도 빈 시료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결과가 나와 지하수의 다이옥신 오염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하천수 조사에서는 6개 지점 중 3개 지점에서 극미량(0.001∼0.010pg-TEQ/L)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국(EPA) 먹는물 기준의 3000분의 1에서 3만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최근 실시된 왜관 지역 조사결과 평균과 비교해도 7분의 1에서 70분의 1 수준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하천수에서 나온 극미량의 다이옥신은 대기 이동이나 기존 토양에 축적돼 있다가 검출됐을 수 있다”면서 “캠프 캐럴 기지 내 오염 때문인지는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3개 지하수 관정에서는 다이옥신 이외의 일부 오염물질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관리 관정 1곳에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항목인 테트라클로로에텐(PEC)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칠곡종합복지회관의 민방위시설로 개발된 관정은 일반세균과 총대장균이 기준을 넘었고 생활용수로 이용하고 있는 관정에서는 수소이온농도 기준을 초과했다.
정부 발표에 주민들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고엽제 매몰 여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는 한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주민 설명회에서 김영구 칠곡군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일부만 검사해서는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왜 매립 의심 지역을 파보지 않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효석 칠곡군 이장협의회 회장도 “주민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헬기장에 고엽제를 매립했는가 여부”라고 말했다. 왜관읍 주민 변대근(53)씨는 “이상이 없다고 나온 것은 다행이지만 수질검사보다 토양조사가 먼저”라며 “빨리 토양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미군의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칠곡=최일영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