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밴드의 성장통 스크린에 옮겨 담다… 실화바탕 음악영화 ‘플레이’ 6월 23일 개봉
입력 2011-06-16 18:53
‘플레이’는 그간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스타일의 음악영화다. ‘즐거운 인생’ ‘고고70’처럼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플레이’는 실제 록 밴드의 삶을 정면에서 다뤘다는 게 특징이다. 2009년 데뷔한 3인조 모던록 밴드 ‘메이트(Mate)’ 멤버들이 주연을 맡아 연기했다. 등장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은 주로 대사가 아닌 이들의 ‘진짜’ 연주와 노래를 통해 전달된다. 과연 관객들은 낯설 수도 있는 이 음악영화에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까.
지난 15일 서울 원서동 한 카페에서 메이트의 정준일(보컬 및 건반)과 이현재(드럼)를 만났다. 둘에게 우선 자신들이 찍은 영화를 보고난 소감을 물었다. 정준일은 “재밌었다”고 했고 이현재는 “부끄러웠다”며 웃음을 지었다. 임헌일(보컬 및 기타)은 영화 촬영 후 입대했다.
“영화를 보는데 너무 창피했어요. 영화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부분은 자세히 봤지만 우리가 대사를 하면서 연기하는 장면이 나올 땐 못 보겠더라고요. 그럴 때면 눈을 가렸어요. 아무래도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어색하더라고요.”(이현재)
‘플레이’는 정준일이 이현재 임헌일을 차례로 만나 밴드를 해보자고 설득하는 과정, 팀이 결성된 뒤 함께 성장해 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꿈을 좇아 전진하면서도 때론 머뭇거리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는 청춘의 모습. 영화엔 멤버들이 겪는 ‘로맨스’도 고명처럼 얹혀져 있다.
‘플레이’는 메이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예컨대 영화 ‘원스’로 유명해진 포크 듀오 ‘스웰시즌’ 내한공연이 있던 공연장 로비에서 메이트가 즉흥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이들이 실제 했던 일이다. 2009년 1월 메이트는 즉흥 공연을 통해 스웰시즌의 글렌 한사드 눈에 띄어 내한공연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이현재는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씩 각색이 됐지만 영화의 60% 이상은 우리가 겪은 일”이라고 했다.
영화에 나오는 노래 10곡 중 5곡도 이미 메이트가 발매한 음반에 담겼던 곡. 정준일은 “매끈하고 세련된, 완성된 곡을 쓰는 게 영화와 안 어울릴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저희 노래를 듣고 감독님이 스토리를 만든 거여서 이전에 발표했던 곡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메이트는 앞으로 각자 흩어져 활동한다. 메이트라는 이름으로 이들 3명이 다시 음반을 발매할지는 미정이다. 일단 정준일은 올 가을 첫 솔로 앨범 준비에 전념하고 이현재는 세션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영화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