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5대 궁궐에 숨겨진 상징… ‘궁궐장식’

입력 2011-06-16 17:56


궁궐장식

허균(돌베개·1만8000원)


창덕궁 후원 부용지 축대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조각돼 있다. 물에서 막 뛰어오른 듯 꼬리가 살짝 위로 뻗은 모양새. 부용지 일대가 과거시험장이었던 걸 고려하자면, 잉어(선비)가 용(관직)이 되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설화와 관련해 뜻을 짐작해볼 수 있다. 축대 맞은편 어수문(魚水門)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 임금과 신하의 만남에 빗대 잉어(魚·임금)가 물(水·좋은 신하)을 만났다는 해석이다. 유교적 이상을 건축으로 승화시킨 조선 5대 궁궐에는 갖가지 유교적 상징이 담겨 있다. 무심한 눈엔 보일 리 없지만, 알고 보면 흥미로운 쌍사자 척수 등 궁궐 속 장식 이야기.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