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CIA정보원 5명 체포… 미국과 관계 더욱 악화될 듯
입력 2011-06-16 00:32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긴장국면을 맞았던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파키스탄 군 정보 당국이 빈 라덴 습격작전과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정보를 건넨 정보원 5명을 최근 체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체포된 정보원 중 한 명은 파키스탄 육군 소령으로 빈 라덴의 은신처를 드나드는 차량 번호판 정보를 CIA에 넘겨주는 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은신처 감시를 위해 CIA가 빌린 안전 가옥의 소유주도 포함돼 있다.
NYT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다음달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기 위해 최근 파키스탄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었다”면서 “이런 시점에서 파키스탄 당국이 CIA 정보원을 체포한 것은 양국 관계가 균열됐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모렐 CIA 부국장도 지난주 비공개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의 질의 시간에 “미국의 대테러 작전에 있어 파키스탄의 협조는 1∼10점 중 3점 수준”이라며 파키스탄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CIA 정보원들의 운명은 아직 불확실하다. 일단 지난주 파키스탄을 방문한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이 파키스탄 관리들을 만나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미 고위 관리는 전했다. 파네타 국장이 “파키스탄 정보부(ISI)가 탈레반과 공모한 증거가 있다”며 파키스탄을 강하게 압박한 것은 CIA 정보원 석방 문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파키스탄 군 측은 15일 CIA에 정보를 넘겼다는 이유로 육군 소령이 체포됐다는 NYT 보도에 대해 “잘못된 정보이며,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