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삐끗 박현준 흔들리는 다승왕 꿈

입력 2011-06-15 18:59

프로야구 다승왕 경쟁이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5월까지 다승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간 선수는 LG의 박현준이었다. 박현준은 지난달 19일 일찌감치 7승을 올리며 다승왕 경쟁에서 멀찍이 앞서있었다. 하지만 박현준이 최근 4경기에서 1승밖에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윤석민(KIA)과 장원준(롯데) 등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8승(4패)을 올린 박현준은 14일 현재 여전히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경쟁자를 2∼3승 차로 앞서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추격을 허용했다. 박현준의 가장 큰 장애물은 체력 부담. 박현준은 14일 삼성 전에서 선발 등판, 3¼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6개를 맞고 5점을 주고 패전 투수가 됐다. 9승에 두 번째로 도전했지만 두 경기 연속 4점 이상을 주고 패만 안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뛰며 체력을 소진한 탓에 뱀처럼 꿈틀대던 직구의 볼 끝은 많이 무뎠고 특히 장기인 포크볼의 각도도 밋밋했다.

박현준을 턱 밑에서 추격하는 투수는 7승을 올린 윤석민과 장원준이다. 특히 윤석민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토종 에이스 3인방 중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등 다른 투수들은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피칭을 하고 있지만 윤석민은 오히려 기량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5월 들어 28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펼치며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둔 윤석민은 지난달 28일 롯데 경기에서 패한 뒤 다시 2연승을 올렸다. 시즌 초 7점대를 넘어섰던 평균자책점도 2.88점으로 끌어내렸다. 장원준도 타선의 화끈한 지원으로 지난달부터 5연승을 달리고 있다. ‘괴물’ 류현진도 14일 KIA전에서 6승째를 거두며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류현진은 이미 탈삼진 부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상승세의 KIA 투수 양현종, 아퀼리노 로페즈 등도 6승을 기록하며 다승왕 선두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또 송승준(롯데), 김선우(두산·이상 5승), 김광현(4승) 등 기존 에이스들도 탄력만 받으면 선두권으로 도약할 저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다승왕 경쟁 판도는 갈수록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