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국제정책대학원을 ‘서울 G20 대학원’으로 변경?… 정부 ‘G20 홍보’ 해도 너무하네

입력 2011-06-15 18:50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이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교명을 ‘KDI 서울 G20 개발대학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에 따르면 남상우 원장은 최근 교직원과 재학생, 동문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얼마 전 정부로부터 대학원의 미래에 관련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며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고 G20 개발 의제와 관련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취지에서 교명을 ‘KDI 서울 G20 개발대학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G20 후속조치 회의에서 KDI를 중심으로 ‘서울 G20 개발대학원’ 개설방안이 보고됐으며 5월 중순 G20 준비위로부터 교명 변경 등에 대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다수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해외에서 널리 알려진 ‘KDI’ 브랜드를 퇴색시키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 대한 도를 넘는 치적 홍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회 정무위에서도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G20 과목을 하나 개설하는 것은 몰라도, 명칭을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 88대학원, 월드컵대학원도 만들고,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대학원도 만들지 그러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에게 명칭 변경 재검토를 요구했다.

논란이 일자 KDI 국제정책대학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교명 변경을 포함해 교과 및 학위과정 강화 등 세계적 수준의 개발전문대학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희 이경원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