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혁신중-③ ‘고령화’서비스, 보험사들 사활] ‘인생 2막 동반자’ 노후설계 상품 집중 개발
입력 2011-06-15 18:18
장수를 걱정하는 시대다. 취업 연령은 늦어지고 은퇴 시기는 빨라져 노후 준비 기간이 줄고 있다. 반면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은 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갤럽의 설문조사 결과 국내 베이비부머(만 55∼63세)의 평균 은퇴 연령은 56세로 나타났다. 퇴직 후 20∼30년간 노후생활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 보험업이다. 은퇴설계 모델을 개발하는 은퇴연구소를 설립하거나 보장 서비스를 강화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한발 앞서 ‘보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올 초 은퇴연구소를 열었다. 기존의 퇴직연구소와 합쳐 확대 개편하면서 연구 인력을 30명에서 100명으로 늘렸다. 국내 최대 규모다. 삼성생명은 앞으로 베이비부머와 10억원 이상 부유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은퇴설계 모델과 연금상품을 제공, 개인연금보험 시장점유율을 25%에서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반인들의 안정된 노후준비를 돕는 ‘은퇴정보 웹사이트’를 구축해 은퇴 이후의 건강한 삶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쌍방향의 소통 채널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선진형 은퇴설계 모델’을 개발, 제시함으로써 건전한 은퇴문화를 선도하고 선진국 수준의 은퇴설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교보생명은 직장 은퇴 후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다솜이 숲 봉사단’이 대표적인 프로그램. 55세 이상 은퇴자에게 숲 해설가 일자리를 제공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생태 수업을 하도록 지원한다. 은퇴자들에게 봉사활동을 통해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찾아주자는 취지다. 교보생명은 또 은퇴에 대비해 연금을 받기 전까지는 물론 연금수령 기간에도 적립금을 펀드에 투자해 연금액을 늘려주는 신개념 변액연금보험인 ‘교보100세시대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보편화된 ‘실적배당종신연금’ 상품으로 연금 개시 이후에도 계속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연금액에 더해 주는 게 특징이다. 이 상품은 생존기간 내내 투자가 가능해 투자실적이 좋으면 연금재원이 늘어 3년마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대한생명도 올해 경영계획을 통해 연금과 장기간병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문직 및 중상층 고객 확보를 통해 은퇴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는 헬스케어와 연계된 연금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장성 보험도 이제 100세 시대에 집중돼 있다. 또 최근에는 암, 치매 등 중대 질병에 걸렸을 때 수령액을 2배로 지급해주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단, 보장 기간이 길어지면서 보험료가 약간 올라가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대한생명의 ‘리치100세연금보험’, KDB생명의 ‘100세보증 두배로연금보험’, 알리안츠 생명의 ‘LTC더블연금보험’ 등은 연금보증기간을 100세까지 늘리는 한편 치매 등 중대 질병에 걸릴 경우 연금액을 2배로 지급한다.
삼성생명 우재룡 은퇴연구소장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대부분 은퇴 후 어떻게 살지조차 정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며 “급속한 고령화에 맞춰 보험 상품 기능도 다양해진 만큼 꼼꼼히 살펴보고 은퇴 설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