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시도상선 권혁 회장, 역외탈세 추징 브레이크 걸렸다

입력 2011-06-15 22:02

4000억원대 역외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시도상선 권혁 회장과 국세청이 국외에서 치열한 ‘압류전쟁’을 벌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권 회장의 홍콩 회사인 CCCS의 운영자금이 들어 있는 국내은행 홍콩지점 계좌를 압류해 세금을 추징하려 했다. CCCS는 자동차 운반선 50여척을 보유한 회사로, 유럽계 해운회사에 선박들을 빌려줘 용선료를 받고 있다.

권 회장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말 홍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홍콩 법원은 지난 14일 “해당은행은 즉시 CCCS의 은행 계좌에 대한 모든 압류 조치를 중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홍콩 지점이 아닌 지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당은행 국내 본점의 계좌를 압류했기 때문에 홍콩 법원의 결정은 별 효력을 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국세청은 또 30만 달러가량이 들어 있는 권 회장의 홍콩 내 월급계좌도 압류했으나, 권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홍콩법원의 이번 결정은 현재 국세청과 권 회장 간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압류전쟁’의 일면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초 국세청은 권 회장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했음에도 해외로 자산을 빼돌렸다며 4100억원의 세금을 낼 것을 통보했지만, 권 회장은 불복했다. 권 회장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이달 말까지 조세심판원에 불복 청구를 낼 예정이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