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역 ‘중국 쏠림현상’ 심하네

입력 2011-06-14 18:46


우리나라 교역의 중국 편중 현상이 지나치다. 지난해 경제 4강(미국, 일본, EU, 중국) 중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난 곳은 중국뿐이고 미·유럽연합(EU)은 경상수지 흑자가 10여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일 경상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역·국가별 경상수지 통계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중국으로 전년보다 약 150억 달러 확대된 528억3700만 달러를 나타냈다고 14일 밝혔다. 중국 다음으로 홍콩을 포함한 동남아에 대한 경상수지가 329억50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교역국 및 지역인 미국, EU,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 실적은 추락했다. 대미 경상수지는 지난해 63억7400만 달러 흑자로 1999년 26억3000만 달러 흑자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EU의 경우는 더 심각해 지난해 경상수지가 18억5700만 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도(57억9800만 달러)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는 한은이 지역별 경상수지 통계를 작성한 9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대일 경상수지 적자는 332억5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4억 달러나 늘었으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선진국 시장에 대한 경상수지가 좋지 않은 것은 서비스 수지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미 서비스 수지는 무려 123억1100만 달러 적자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2007년(-62억8700만 달러)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EU에 대한 서비스 수지도 지적재산권 사용료 수지 악화(-14억2700만 달러)로 84억3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 수지 중에서 특히 원천기술확보 여부를 보여주는 지재권 등 사용료(로열티)의 적자가 심각했다. 대미 로열티는 48억8800만 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이었다. EU 일본 모두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심지어 중동, 중남미와의 지재권 사용료도 적자였다.

한은 양호석 국제수지팀 차장은 “우리나라가 상품 수출은 좋지만 서비스 분야는 여전히 약세”라며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고 특히 원천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