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도 거래대금도 2010년 반토막… 수렁 헤매는 코스닥, 왜?
입력 2011-06-14 18:46
코스닥시장이 심상치 않다. 코스닥지수부터 시가총액,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14포인트(0.90%) 오른 462.29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6억2341만주에 이르던 하루 거래량은 14일 현재 3억5313만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 수치는 2004년 12월 2억9924만주의 평균 거래량을 기록한 뒤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거래대금 역시 지난해 말 1조9185억원에서 14일에는 절반 수준인 1조716억원으로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지수·거래량의 하락은 유가증권시장의 자동차·화학·정유주 등 일부 주도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위 ‘차·화·정’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5조원가량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몇 개의 일부 주도주가 아닌 전기전자업종·벤처기업의 비중이 높다.
코스닥지수는 코스피보다 더욱 정확하게 실제 투자자들의 체감지수를 반영하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의 추락 현상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대변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는 잘 나가는 소수의 수출기업 중심으로 지수가 형성되는 반면, 코스닥은 그렇지 않다”며 “기관이나 외국인이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가 많이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코스닥지수가 시장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고 평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코스닥 상장기업을 특성에 따라 4개 업군으로 나누는 ‘소속부제 개편’을 단행했지만 코스닥 활성화를 이끌지는 못했다. 투자자들에게 코스닥 종목을 우량기업부·벤처기업부·중견기업부·신성장기업부 등 4개 소속부로 나눠 공시했지만, 투자 대상 기업을 제시한다기보다는 투자하기에 위험한 기업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코스닥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뾰족한 수는 현재로선 딱히 없어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 등 대외적 변수도 투자심리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수급이 불안정한 코스닥시장의 경우 외부 변수에 상대적으로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그리스 사태, 미국 경기 불확실성 등이 진정되는 것을 기다려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