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반값 등록금’ 사면초가
입력 2011-06-14 18:35
야심 차게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을 추진하던 한나라당 신주류 원내 지도부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당내 구주류가 제동을 걸고 민주당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대안을 마련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친이명박계 초·재선 모임 ‘민생토론방’ 소속 의원들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례모임에서 대규모 재정투입을 동반하는 등록금 완화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우 의원은 “등록금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은 지나친 재정부담을 초래한다”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은 “국가 재정으로 등록금을 지원하면 무상급식과 다를 게 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이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아 한나라당 측을 타박했다. 한나라당이 교과위 주최로 열기로 한 등록금 공청회 운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자, 김영진 의원은 “청와대에서 돌연 등록금 대책을 천천히 마련해야 한다고 하니까 한나라당이 협의체 구성 운운하며 다른 얘기를 꺼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한나라당은 과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혈세도 아끼고 동시에 훌륭한 대한민국 고등교육 제도가 자리 잡아야 된다는 각오로 우리 모두 일해야 한다. 6월 중 국민들 앞에 좋은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황 원내대표는 본인의 인생을 걸고 등록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등록금 완화를 분명히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