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 수업일수 줄고 시수는 그대로… ‘토요돌봄교실’ 확충
입력 2011-06-14 21:37
주5일 수업제가 2001년 시범 도입된 지 10여년 만에 전면 실시된다. 학생, 교사, 학부모의 수업과 생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상하면서도 토요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업일수 190일로 감축…대책은 ‘돌봄교실’=수업일수가 현재보다 15일 정도 줄어든다. 지금은 격주 주5일 수업제에 따라 수업일수가 205일 내외였다. 내년부터는 수업일수가 190일로 줄어든다. 170일(주5일씩 34주)은 기준 교과 수업일수이고, 20일은 학교장 재량 수업일이다. 학교장 재량 수업일수가 16일에서 20일로 4일 늘어나 방학이 연간 4일 줄어든다. 학교장은 재량수업일을 학교 행사, 수업보충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수업시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2009개정 교육과정이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를 전제로 수업시수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토요수업이 없어지기 때문에 주중 수업시간은 1∼2시간 늘어날 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14일 “그동안 토요일 수업은 체험활동 위주여서 주중으로 이전돼도 학습 부담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주5일 수업의 핵심대책으로 ‘토요 돌봄교실’을 확대키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주중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 초등학교의 96.1%인 5620곳(학급수 6520개실)이다. 토요일에도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 초등학교의 17.9%인 1050곳(학급수 1050개실)이다. 교과부는 토요 돌봄교실 수요가 있는 한 초등학교에는 전부 설치하고 운영 시간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교생을 위해 토요일에 교과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예체능 관련 특기적성교육, 창의적 체험활동도 강화키로 했다.
◇교원단체 “환영하지만 준비 미흡”…학부모 부담도 우려=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들은 주5일제 도입에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손충모 대변인은 “주5일 수업제 실시는 당연히 해야 된다”면서도 “2012년에 전면 실시돼야 하지만 정부가 준비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가 ‘토요 돌봄교실’을 대책으로 제시하지만 구체적인 운영 방향도 없이 일선학교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 돌봄교실과 토요 방과후 학교는 정규 교사가 아닌 강사가 교육을 맡아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업일수가 줄었지만 수업시수는 그대로인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많은 학교들이 토요일에도 교과 수업을 하기 때문에 토요 수업이 없어지면 당연히 주중 학습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에 내는 비용 때문에 학부모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초등 돌봄교실의 경우 저소득층, 농어촌 등 무료 이용자가 65%, 유료 35%”라며 “방과후학교도 자유수강권 제공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