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 주말에도 지역아동센터 등 운영한다지만… 시설·정부지원 턱없이 부족
입력 2011-06-14 21:38
교육과학기술부는 주5일 수업 대책으로 돌봄교실 외에도 보건복지부 산하의 지역아동센터와 여성가족부 소관의 각종 청소년 프로그램을 주말까지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계획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박경아 정책국장은 14일 “보건복지부에서는 현재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운영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토요일이나 공휴일까지 운영해도 추가적인 인력이나 재정적인 지원 없이 지역센터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지역아동센터 3690곳 중 상시 주6일 이상 운영하는 곳은 1200곳 정도다.
학교별 토요 방과후 프로그램이 제 구실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토요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는 초·중고생은 13만2000여명으로 전체 학생의 1.84%에 불과하다. 토요 방과후 학교 운영학교도 초등학교는 21.6%지만 중학교 19.2%, 고등학교 13.7%로 점점 줄어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손충모 부대변인은 “교과부는 2004년 주5일제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일선 학교에 ‘놀토에도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을 파악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라’고 지시했지만 대부분 한 학기 만에 폐지됐다”고 말했다.
공교육에서 벗어난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이 노릴 위험도 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의 경우 전면 주5일제 시행으로 수업일수가 줄어들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2 자녀를 둔 김선영(44·여)씨는 “토요일 수업이 없어진다면 학원에서 모자란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셈”이라며 “학원을 한두 군데 정도 더 보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대책이 초등학교 저학년에 초점을 맞추면서 고교생들은 토요일에 학교에 가지 않는 대신 사교육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승현 정책실장은 “전면 주5일제 시행으로 사교육시장이 갑자기 팽창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학원에서는 주말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부방협의회 이현희 활동가는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에 아이들이 공부방이나 사교육을 찾지 않고 공부가 아닌 다른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문화적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