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 영세업체 “늘어나는 인건비 어쩌나…”

입력 2011-06-14 18:25

다음 달 1일부터 상시근로자 2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주5일 근무제(40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다. 규모가 영세한 중소업체 사장들은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신규채용과 추가수당 부담이 늘어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1000여명으로 구성된 민생경제연대 장준영 상임대표는 14일 “근로자들의 복지 증진 등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추가수당이 늘고 인력도 새로 뽑아야 하는데 인건비 비중이 높은 영세업체로선 둘 다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중소업체가 몰려 있는 안산이나 인천 남동공단 등에서 1년 정도 시범운영을 해보고 문제점을 보완한 뒤 전체 적용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 양주에서 숯불구이기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이영길(69)씨는 “인력을 충원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기존 직원들은 수당을 더 준다고 해도 야근이나 휴일 근무를 안 하려 하고, 새로 뽑자니 소규모 업체라 온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수출 물량 등 작업 일정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현재 격주로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주40시간제가 도입되면 인건비 부담이 10∼20% 정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0월 50인 미만 사업장 30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인 미만 사업장의 68.9%가 주40시간 근무제 도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5∼9인 이하 사업장에서는 81.6%가 반대 의견을 냈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근무여건상 부적합, 인건비 상승부담, 신규 인력 채용 어려움 등이 꼽혔다.

백양현 중기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초과근로수당 증가 등으로 인해 근로자 1인당 인건비가 월 15만4000원, 20인 미만 전체 사업장으로 치면 연간 5조7541억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영비 추가 부담에 대한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