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골퍼 자존심 세우겠다”… US오픈 출전 앞둔 최경주 “홈에 온 것처럼 편안”

입력 2011-06-14 18:33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간판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가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11회 US오픈 골프대회에 출격한다. 과연 최경주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올 들어 미국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해 자존심을 구긴 한국 여성 골퍼들의 체면을 살려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최경주는 1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파71·7574야드)에서 펼쳐지는 US오픈에 출사표를 던졌다.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특히 US오픈은 아시아 선수들이 넘기 어려운 벽으로 여겨져 왔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까다롭게 코스를 세팅해 놓기 때문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던 양용은(39·KB금융그룹)도 US오픈에서는 두 번 출전해 모두 컷 탈락했고, 최경주는 US오픈 최고 성적이 2005년 공동 15위에 불과하다. 최경주는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두 10위 안에 올랐던 경험이 있지만 유독 US오픈에서만 힘을 쓰지 못했다. US오픈은 마스터스와 달리 해마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가 달라지고 코스 난도도 어렵게 세팅되는 편이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콩그레셔널 골프장은 전통적으로 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그리고 빠르고 딱딱한 그린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콩그레셔널 골프장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07년 이곳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내셔널에서 최경주가 우승했고, 2008년 같은 대회에서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최경주는 “홈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경주는 AT&T 내셔널에서 우승했던 4년 전과 US오픈이 열리는 올해는 코스 세팅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실제 가장 긴 9번 홀(파5)은 636야드나 되고, 파4 홀 가운데 가장 긴 18번 홀은 523야드에 이른다.

이에 대해 최경주는 “나는 장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4번이나 5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많이 할 것”이라며 “롱 아이언으로 볼을 높이 띄워 그린에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8시44분 매트 쿠차(미국),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및 재미교포 출전 선수는 최경주를 포함해 총 11명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