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야속한 오리온스!”… 연고지 이전 전격 발표에 대구시·팬들 “신의 저버렸다” 반발

입력 2011-06-14 21:15

대구 오리온스가 경기도 고양시로 연고지를 이전한다. 하지만 구단측의 갑작스러운 연고지 이전 발표 등을 놓고 대구시와 팬들은 “신의를 저버렸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오리온스 구단은 1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 및 체육관 시설 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 이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스는 2011∼2012 시즌부터 고양시를 홈 연고지로 삼고 구단 명칭도 고양 오리온스로 변경한다. MOU가 체결됨에 따라 오리온스는 이번 주 중으로 KBL에 연고 이전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KBL은 이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지만 전례로 봤을 때 오리온스의 이전 신청은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유일하게 연고지와 모기업이 바뀌지 않았던 대구 오리온스마저 연고를 이전함에 따라 프로농구 원년 팀은 이제 한 팀도 남지 않게 됐다.

하지만 구단이 이전을 급작스럽게 추진한 것에 대해 대구시와 팬들의 항의가 폭주하고 있다.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3일 사실확인 차 구단을 방문했지만 이에 대한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면서 “260만 대구시민과 농구관계자, 농구팬들은 배신과 신의를 저버린 행위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어 “이같은 소식을 접한 대구시민은 물론 농구관계자와 농구팬들은 KBL과 오리온스 구단 항의 방문은 물론 KBL불승인, 오리온제품 불매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격분에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은 “최근 3∼4년 간 팀 성적이 너무 안 좋았고, 고양시에서 적극적으로 유치를 원해 지금이 연고를 이전할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오리온스는 2006∼2007 시즌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이후 10위, 9위, 10위, 10위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관중 역시 줄어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의 관중 수를 기록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