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나라면 당장 사퇴한다”… 성추문 위너 의원에 직격탄
입력 2011-06-14 18:11
“내가 만약 위너라면 당장 물러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여성들에게 외설적 사진을 보낸 성추문 사건의 주인공인 민주당 소속 앤서니 위너 하원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AP통신 등은 오바마 대통령이 NBC방송 프로그램인 ‘투데이’ 사전 녹화에서 “위너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생각에 그는 자신에게도, 그의 아내와 가족에게도 부끄러울 것이고 스스로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일자리와 주택 대출, 고지서 비용 등을 걱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없다면 물러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위너 의원은 사면초가 상태다. 민주당 동료인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그의 사퇴를 주장한 데 이어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데비 와서먼 슐츠 하원의원 등 민주당 유력 인사들도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릭 캔터 공화당 원내대표는 “위너가 제 발로 나가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그를 의회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 윤리위원회는 위너 의원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여론도 나쁘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이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68%가 정치인의 도덕성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또 58%는 의원들이 부도덕하다고 답했다. 더 힐은 위너 의원이 법이나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최대한 그와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