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 어린이들 백신접종 모금 나서자”… 빌 게이츠·영국·노르웨이 등 기금마련 운동
입력 2011-06-14 18:11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기 위한 기금 마련에 세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선두에 나선 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다. ‘기부왕’이라는 호칭이 붙을 만큼 기부에 열심인 그는 “(백신 접종 비용 기부는)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관용”이라며 백신 접종 운동에 나서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13일 열린 세계백신면역연합 회의에는 빌 게이츠뿐 아니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금도 20초당 한 명의 아이가 백신을 맞지 못해 숨지고 있다”면서 기부를 호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일단 이들은 2015년까지 빈국(貧國) 어린이들의 백신 접종 비용으로 43억 달러(4조6600억) 기부를 약속했다.
이 비용은 설사, 폐렴, 파상풍, 홍역, 황열병, 소아마비 등 각종 백신을 구입하는 데 사용된다. 세계백신면역연합 측은 이 정도 지원금이면 2015년까지 2억5000만명의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고, 어린이 400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백신면역연합을 후원해 온 게이츠는 앞으로 5년간 10억 달러(1조800억)를 더 내놓겠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이번 결정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 후진국 아이들도 선진국 아이들과 똑같이 설사, 폐렴 등의 백신 접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지난 1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세 살 때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하는 것과 70대에 암에 걸려 죽는 것은 다르다”는 신념을 밝히며 백신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를 설명했다.
캐머런 총리도 2015년까지 13억 달러(1조40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기부하는 돈이면 향후 5년간 2분마다 한 명의 아이가 목숨을 구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여러분의 세금과 여러분의 기부가 하는 일”이라고 기부 참여를 권유했다.
노르웨이는 약 6억7000만 달러(7300억원), 호주는 2억1100만 달러(2300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