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서 주민에 무상 공급 수돗물, 郡서 20년간 요금징수 반발

입력 2011-06-14 17:56

영광원전이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수돗물로 써달라며 무상으로 공급한 물에 대해 전남 영광군이 수도요금을 받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 영광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1990년 2월 영광원전과 주변 주민들이 맺은 협약에 의해 영광원전은 원전 개발로 지하수가 고갈될 것을 우려해 그동안 하루 350∼500t의 물을 영광군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물은 영광원전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전북 부안댐 물을 사서 공급하는 것이다.

영광군은 이 물에 자체 생산한 수돗물을 절반 정도 섞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면서 t당 900원 정도 요금을 받고 있다. 이 수돗물을 먹는 홍농읍 주민들은 500가구에 이른다.

영광군이 지난해의 경우 무상 공급받은 물을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5000만원 정도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공짜로 공급된 물에 대해 지자체가 지난 20여년동안 수도요금을 받아간 것은 부당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 이종원(56·홍농읍 상하리)씨는 “수도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며 “영광원전이 물을 무상으로 준 만큼 수도요금을 감해주는 것이 원칙 아니냐”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또 “지자체가 상수도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 등만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불구하고 무상공급받지 않는 다른 지역과 똑같이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그동안 군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광군의회 김봉환(55) 의원은 “영광군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물 값을 받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며 “어떤 방법으로든지 원수값이라도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광군은 상수도 행정의 재정적자나 다른 읍·면과의 형평성 등 때문에 부득불 감면을 해주지 못했다며 일부 요금 감면 요구에 대해 요금 감면은 어렵고 홍농지역 발전기금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영광군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매년 상수도 적자가 70억∼80억원씩 발생하는 마당에 감면이 사실상 어려웠다”며 “홍농읍내 일부 지역 주민들만 감면해 줄 수 없고 지역 발전기금으로 내놓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