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자금 마련 어쩌지… “변액보험이 효자”
입력 2011-06-14 17:45
올 초부터 고공질주하던 국내 주가가 조정국면을 맞았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 시점과 맞물려 금리 인상을 통한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그렇다고 증시에 묶였던 돈이 아직도 침체국면인 부동산으로 옮아갈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런 국면에서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자니 불안하기만 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변액보험을 고려해볼만하다고 조언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로 펀드를 조성하고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투자이익을 나눠주는 상품이다.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바뀌는 보험이다. 크게 변액종신과 변액CI(치명적 질병), 변액연금, 변액유니버설보험 등이 있으며, 투자 대상에 따라서는 주식형과 채권형, 혼합형(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등에 따르면 고객들이 변액보험 가입시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증시에 투자하므로 리스크 측면에서는 펀드와 다를 게 뭐냐’는 것이다.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불평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운용 실적에 따라 환급금이 달라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상품은 다른 부분이 더 많다. 변액보험은 보험상품인 만큼 보험기간 내 사망하게 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사망시까지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수수료 부과 방식도 변액보험은 가입 초기에 사업비를 뗀 뒤 나머지 금액이 투자되는 형태지만, 펀드는 투자에 따른 평가액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계산된다.
특히 변액보험의 수수료는 적립기간이 길면 줄지만 펀드는 일정 비율이 계속 유지된다. 또 수익률이 높아 평가액이 커지게 되면 펀드 수수료는 늘지만 변액보험은 변함이 없다. 즉, 변액보험은 장기 보유해야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변액보험이 고령화사회의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자 소득원으로 추천할만하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재무설계 전문업체 FP넷이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0만원을 연평균 수익률 8%에 거치식으로 변액보험에 투자한다면 7년째부터 주식형 펀드의 원리금을 추월하기 시작한다<표 참조>. 이는 변액보험 운용 수수료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인데 10년이 지나야 소득세 비과세(15.4%)를 통해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종전의 예측을 뒤엎는 분석이다.
다만 초기에 사업비(수수료)를 떼는 구조로 단기간 내 해약하면 원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장기 투자하더라도 변액보험은 연간 12차례까지 펀드 변경이 가능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 즉 주가가 오르면 주식형에 집중하고 요즘처럼 주가가 내릴 땐 채권형으로 갈아탈 수 있다. 채권 수익률에 의심이 간다면 대형주보다는 외국인 투자자가 적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고려할만하다.
변액보험은 또 장기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총 적립금을 펀드별 편입 비율에 따라 정기적으로 회사가 재배분해주는 자동 재배분(Auto Rebalancing) 기능을 선택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주식형과 채권형을 1대 1, 6개월 조건을 해놓게 되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좋아 금액 비율이 2대 1로 됐더라도 6개월 후에는 다시 1대 1로 재조정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자녀 장기 학자금 마련에도 변액보험이 효자 상품이다.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10년이 내 투자시에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펀드가 유리하지만 10년 이상은 어린이 변액보험이 유리하다.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므로 자녀에게 해당 상품을 이전할 경우 평생 비과세 개념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30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변액보험 가입시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나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입시점 및 펀드유형 등에 따라 수익률을 따져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채권, 주식 등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이 필수적이므로 최소한 100억원, 운용기간도 1년 이상인 펀드를 기준으로 삼아볼만하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