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저우 농민공 사흘째 격렬 시위

입력 2011-06-13 19:01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임신한 농민공(농민 출신 노동자)이 경찰에게 폭행당한 데 항의하는 농민공들의 격렬한 시위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중국에선 최근 관리들의 부패와 빈부격차로 박탈감을 느낀 빈민층의 시위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광저우 쩡청(增城)시에서 12일 밤 쓰촨(四川)성 출신의 농민공 1000여명이 경찰차와 파출소 등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광저우시 치안당국은 무장경찰을 투입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한 끝에 시위를 진압했다. 시위 현장에서 농민공 20여명을 연행했다.

광저우 농민공들의 폭동은 지난 10일 쩡청시 신탕(增城) 지역의 한 상가 앞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쓰촨성 출신 농민공 부부가 경찰 단속에 항의하다 폭행당한 게 발단이 됐다. 당시 부인인 왕롄메이(20)는 임신한 상태였지만 경찰은 무조건 때리고 발로 찼다.

왕롄메이가 정신을 잃고 땅에 쓰러지자 이를 목격한 농민공들이 분노하며 경찰에 항의했다. 이 소식을 들은 현지 농민공들이 사흘째 집단시위를 벌인 것이다. 봉제기업이 밀집한 신탕 지역에는 외지 출신의 농민공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 왕롄메이 부부는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 치안당국은 “경찰이 불법 영업을 한 왕롄메이 부부에게 노점을 철거하도록 설득했을 뿐 폭행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언론은 왕롄메이 부부가 노점을 단속하는 경찰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았기 때문에 폭행당했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다수 나왔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이 지역 노점상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으나, 이들 부부가 거절했다는 것이다.

앞서 광저우시에서는 지난 6일에도 농민공 200여명이 동료의 임금체불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또 후베이(湖北)성 리촨(黎川)시에서는 주택 강제철거 방침에 반대하다 구속된 관리가 의문사하자 주민 2000여명이 9일부터 4일간 시위를 했었다. 이 밖에 톈진(天津)시에서는 10일 토지 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남성이 시청에 사제 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