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일파만파] “적자 나도 접대비는 쓴다”… 저축은행, 2010년 86억 펑펑
입력 2011-06-13 18:33
저축은행들이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도 접대비를 줄이지 않거나 오히려 늘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이 부실 위기를 감추기 위해 금융감독원 간부와 정·관계 인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의혹이 불거진 뒤 나온 결과라서 검찰의 수사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13일 재벌닷컴이 지난해 영업수익 1000억원이 넘는 상위 23개 저축은행의 최근 5년간 접대비 지출내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접대비는 2006년 50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86억3000만원으로 71.5% 급증했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은 지난해 1085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접대비는 전년과 같은 수준인 1억6000만원을 썼다. 삼화저축은행은 지난해 977억원의 영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접대비로는 전년보다 20% 늘어난 5억7000만원을 썼다.
시기별로 보면 참여정부 말기에 접대비 증가 폭이 컸다. 23개 저축은행 접대비는 2006년 50억3000만원에서 2007년 65억4000만원으로 30.1%나 늘었다. 현 정부가 들어선 뒤 2년간은 접대비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영업 적자가 늘어나며 퇴출설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2009년 71억5000만원에서 20.8%나 다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은행별 접대비는 매출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이 12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미래저축은행은 9억8000만원, 토마토저축은행은 8억4000만원을 각각 접대비로 지출했다. 검찰 수사설로 최근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시달린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해 319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도 4억3000만원을 접대비로 썼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접대비는 법적으로 허용된 기업의 활동비이며, 일반 기업처럼 명절 판촉비 등으로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