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김경문 감독 사퇴… “생각대로 안풀려 힘들었다”
입력 2011-06-13 22:12
추락하는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김경문(53) 두산 베어스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두산은 13일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의사를 표명해 김광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김 감독의 팀 기여도를 감안, 향후 거취와 관련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2003년 10월 김인식 감독 후임으로 두산의 7번째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04년 팀을 3위에 올리며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2006년 5위로 시즌을 마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두산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2005년과 2007∼2008년에는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했으나 삼성과 SK에 밀리며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야구 대표팀을 맡아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 야구붐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4월 23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역대 8번째로 5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두산에서 960경기에 출전해 512승 16무 432패를 기록으로 남겼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몇 해 동안 약속했던 우승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결과로 말하겠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지만 5월 들어 악재가 겹치며 순위가 급락했다. 마무리 임태훈이 사생활 문제로 2군행을 택한 것을 비롯해 부상 선수가 잇따라 발생하며 투타 균형이 무너졌다. 5월 한 달 동안 7승 1무 17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팀 성적도 곤두박질 쳐 지난 9일에는 1145일 만에 7위로 내려앉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사퇴서를 통해 “올 시즌 어느 때보다 구단의 지원도 좋았고 나름대로 준비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처음 구상한 대로 풀리지 않아 정말 힘이 들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서로 뭉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감독 사퇴가) 새로운 분위기에 빨리 적응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