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촛불집회 무조건 금지 않을 것”
입력 2011-06-13 18:25
조현오 경찰청장은 16일째 이어지고 있는 반값 등록금 촉구 촛불집회와 관련해 “집회를 무조건 금지하지는 않겠다”고 13일 밝혔다.
조 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보름간 집회 대부분이 평화적이었던 점을 고려해 무조건적인 금지 통고를 자제하는 방향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성규 서울경찰청장의 ‘무관용 원칙 대응’ 발언에 관해선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에 대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때문에 순간적으로 그런 입장을 취한 것 같다”며 발언 수위가 지나쳤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조 청장은 “대학생의 위법에는 관용을 베풀면서 일반인의 불법을 처벌한다면 자의적인 법집행”이라며 “합법촉진 불법필벌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시위 중 불법행위에 대해 주동자 위주로 사법처리하고 주요 도로를 점거해 많은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경우도 처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조 청장은 등록금 집회 현장에 나온 국회의원을 어찌할 수 없는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선 폴리스라인을 넘었다고 시장에게 수갑을 채우고 하원의원도 체포하지만 우리는 손을 못 대고 있다”며 “법집행 기관의 총수로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