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일파만파] 임상규는 누구?… 박연호와 사돈, 광주일고 동문
입력 2011-06-13 21:55
자살한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은 예산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 전문가였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사돈이기도 하다.
1975년 행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한 임 전 장관은 경제 관료로는 드물게 이공계(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왔다.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 예산부처에서 오래 근무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 기획예산위원회 초대 공보관을 맡으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예산실장까지 거친 뒤에는 2004년 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냈다. 과학기술부 차관에 발탁된 뒤에는 초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이르기까지 최장수 차관 기록을 세웠다. 과기부가 부총리 부처로 승격되는 등 위상을 높이는 데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2007년 국무조정실장을 하면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2007년 8월부터 2008년 2월까지 7개월 동안 짧게 농림부 장관을 맡았었다. 퇴임 후에는 순천대 생명산업과학대 웰빙자원학과 교수로 임용돼 대학 발전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7월 총장에 취임했다.
임 전 장관은 공직시절 친밀하고 소탈한 성격에다 추진력도 뛰어났다는 평을 들었다. 평소에는 부하에게 권한을 많이 위임하지만 중요 사안은 꼼꼼하게 챙기고 이런저런 주석을 달기도 해 ‘임한샘’(유명 강사인 서한샘씨를 빗댄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건설현장 식당(함바집) 비리와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모두 이름을 올리면서 곤경에 처했다. 서울 동부지검은 브로커 유상봉(65)씨가 최근 임 전 장관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임 전 장관을 출국금지했다.
또 사돈인 박연호 회장은 물론 부산저축은행그룹 경영진과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라 유착관계가 있는지 의심을 받아왔다. 지난 3일에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박 회장을 비롯해 김양 부회장, 김민영 부산·부산2저축은행장, 오지열 중앙부산저축은행장 등 경영진 대부분이 광주일고 동문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