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돈 봉투 없었다”… “北, 우리 제외한 6자회담 못열어”

입력 2011-06-13 18:33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베이징 비공개 접촉 당시 우리 측이 북측에 돈 봉투를 전달하려 했다는 북측 주장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돈 봉투가 뇌물 용도가 아니라, 숙박비 등 회담관련 비용이었을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가정적인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한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거둬들인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남한과 상종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여러 번”이라며 “북한이 마음속으로는 현 정권이 끝날 때까지 (상종)하기 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최근 베이징 비밀접촉 폭로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완전히 접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남한을 제외하고 북·중·미가 합의해 6자회담으로 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과거 북한이 (회담을 안 하겠다고) 버티는 상황에서도 6자회담이 열리지 못했는데 우리는 북한보다 국력이 훨씬 강한 나라”라면서 “그와 같은 우려는 우리의 위상과 국력을 간과한 판단으로, 우리가 (6자회담을) 못하겠다고 하면 열리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원하는 북·미 대화 혹은 6자회담 재개 여부는 남북대화에 달렸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남북 비밀접촉 폭로 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 사과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입장 표명을 안 하면 못 넘어가게 돼 있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