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 ‘고엽제 드럼통’ 못찾았다… 매몰지 지목 헬기장 조사 흔적 발견안돼
입력 2011-06-13 18:31
전직 미군이 경북 칠곡 캠프 캐럴 미군기지 내 고엽제 매몰 지역으로 지목했던 헬기장 조사가 끝났지만 드럼통 매몰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직 미군의 직접 증언으로 매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됐던 첫 조사 지점에 대한 확인 작업이 실패해 향후 조사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지표투과 레이더(GPR), 전기비저항 검사(ER), 마그네틱 탐사 방법으로 헬기장 지역 조사를 끝냈지만 드럼통 매몰 징후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헬기장 지역 조사에서 드럼통 매몰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지난 4∼12일 순차적으로 탐사 방법을 달리해 폭 80m, 길이 180m 규모의 헬기장을 훑었지만 드럼통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지역은 지난달 전직 미군인 스티브 하우스씨가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을 직접 매몰했다고 증언한 곳이다. 하우스씨 외에도 전직 미군 2명이 고엽제 매몰에 관여했다는 증언을 내놨기 때문에 한·미 양측이 가장 먼저 조사에 착수했다.
첫 조사에서 드럼통 발견에 실패하면서 향후 조사가 난관에 봉착할 우려가 커졌다. 조사 방법과 정보 공유 등을 놓고 한·미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사단은 15일부터 또 다른 매몰지로 지목된 기지 내 토양오염 정화시설 지역인 D구역의 ‘랜드 팜’ 일대를 조사한 뒤 41구역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첫 조사가 실패함에 따라 발굴·시추 조사를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 지역주민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은 14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최고회의체인 합동위원회를 열고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한 공동조사 결과를 중간 검토하는 등 주요 현안에 관해 협의키로 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