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기자 구세군 푸드마켓 가보니… 독거노인들 생명의 양식에 웃음꽃 ‘활짝’

입력 2011-06-13 17:25

[미션라이프] 13일 오후 1시, 서울 홍제3동에 위치한 정담은푸드마켓 2호점을 찾았다. 구세군이 운영하는 서울시내 5개 푸드마켓 중 ‘서대문 2호점’이다. 채 20㎡도 안되는 마켓 안은 쌀과 라면, 참치·꽁치캔, 고추장, 밀가루, 세제, 빵과 고기가 가득했다. 대부분 후원자들이나 기증자들이 보낸 물품이거나 성금과 자체 바자를 통한 수익금으로 구입한 것들이다. 물품들은 회원으로 등록된 지역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지급된다.

매장 안에는 몇 명의 어르신들이 물품을 쥐었다 놨다 하면서 고민하고 있었다. 무료이긴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네 가지 물품만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쌀과 간장, 밀가루 등 생필품을 골라 바구니에 담던 정옥주(71) 할머니는 “이렇게 해봐야 한 달도 채 못버텨. 나머지는 일을 해서 채우는 수밖에 없지. 그래도 푸드마켓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 할머니는 6년 전 독거노인이 됐다. 이 푸드마켓이 오픈한 건 2009년 11월이다. 푸드마켓이 생기기 전엔 어쩔 수 없이 공공근로를 해서 모든 생필품을 구입해야 했다. 비록 한정된 네 가지 물품이지만 정 할머니에겐 생명의 양식인 셈이다.

지난해 이 푸드마켓 이용자는 4990명, 한 달 평균 415명이 찾았다. 올해엔 더 늘었다. 지난달만 519명이 푸드마켓을 이용했다. 지난달까지 들어온 기증 물품과 성금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각각 64%와 478%가 늘어난 1억 6200만원, 980여만원이다. 정담은푸드마켓 2호점 김지은 점장은 “기증 물품과 성금, 가입 회원이 계속 늘어나 올해 중으로 지난해 대비 300명의 회원이 더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구세군대한본영이 서대문구청에 전달하는 쌀과 모포 등 1140만원치의 물품 전달식도 열렸다. 이 물품들은 정담은푸드마켓 2호점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에게 배달될 예정이다. 박만희 구세군 사령관은 “예수님께서 가난한 자들을 찾아가 먹이셨던 것처럼 지역 내 가난한 이웃들을 찾아내 먹이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령관은 지난해 취임식 때 화환대신 받은 쌀 50t을 북한에 전달하기도 했다. 임진숙 서대문구청 복지문화국장은 “구세군 푸드마켓이 개설된 이후 홍제동, 홍은동에 있는 많은 기초생활수급자들과 독거노인들이 행복해하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구세군 푸드마켓은 현재 성동구, 서대문구, 마포구에 모두 5개 지점이 있다. 지난해 이들 5개 푸드마켓에 기증된 9억 3600여만점의 물품을 3만 2400여명의 어려운 이웃들이 이용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글·사진=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