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사립大총장협의회 회장 “정부 예산 지원만큼만 등록금 인하”

입력 2011-06-12 18:40


사립대학들이 정부 재정 지원에 비례해 대학의 명목 등록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정부와 여당에 건의키로 했다.

박철(사진)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한국외대 총장)은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립대학은 등록금의 10% 이상을 반드시 장학금으로 주도록 법에 명시돼 있는데 이 예산을 정부가 지원해주면 지원 예산만큼 등록금을 내릴 수 있다”며 “전체 학생의 등록금을 10% 인하할 수 있는 가장 실현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현재 사립대 등록금 수입이 100억원이면 이중 10억원은 장학금으로 주도록 돼 있는데, 이 10억원을 정부가 지원해주면 대학도 등록금 수입을 10억원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정부의 등록금 대책이 나오기 전에 사립대 총장들의 전체 의견을 수렴해 13∼14일 한나라당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마다 등록금의 10∼15%를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므로 최근 3년 동안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상황을 조사해 정부가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대학은 그만큼 등록금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반값등록금 대안으로 제시한 기부금 모금·수익사업 활성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총장들이 기부금 모금을 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며 “기업은 주로 서울대 등 국립대에 기부하고 있어 사립대는 기부금 모금이 어렵다. 수익사업도 투자비용이 매출만큼 많이 들기 때문에 순수익은 얼마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 고등교육 재정지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GDP 1∼1.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대학도 자구 노력을 해야겠지만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최근 감사원의 대학 전면 감사에 대해 “조만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차원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은 감사원의 전면적인 감사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