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전산망 해킹당해… 각국 재정상태 기밀 유출 우려
입력 2011-06-13 01:05
국제통화기금(IMF)의 전산망이 해킹당했다. IMF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각국의 재정상태 관련 기밀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금융기구의 전상망이 해킹당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따라서 누가 해킹을 했는지, 민감한 자료가 유출됐는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주목된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데이비드 하울리 IMF 대변인은 해킹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번 사건의 규모와 관련해선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IMF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F와 세계은행(WB) 관계자들은 지난주 해킹 사실을 인지한 뒤 IMF와 다른 연계 기관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WB 컴퓨터시스템과의 연결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해킹이 지난 수개월간 이뤄졌으며, 해킹 규모가 크고 정교했다고 전했다. IMF 측은 지난주 의심스런 파일을 전송받은 데스크톱 컴퓨터 1대가 해킹당했고, 이 컴퓨터를 통해 일부 내부 시스템이 공격받았다고 설명했다. IMF는 해킹 피해 수준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부 관계자들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IMF 이사회는 지난 8일에야 해킹 사실을 공식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MF와 WB의 사이버보안 전문가 톰 켈러만은 “이번 공격 목표가 각종 자료와 정보를 빼내줄 ‘디지털 내부자’를 심기 위한 것이며 해킹에 사용된 코드는 IMF 공격을 위해 특별히 개발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IMF 전산시스템 해킹이 외국 정부와 연관된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특정국가가 있더라도 해당 국가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을 사이버 공격의 배후 국가로 지목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존 맬러리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 공격의 대상은 주로 중국의 환율, 무역 정책결정과 관련이 있는 이슈들”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