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 사냥용 야생고양이 생태교란 주범
입력 2011-06-12 18:16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가죽나무, 고양이, 돼지풀잎벌레, 족제비싸리, 창질경이 등 5종의 외래종 조사연구 결과 생태계 위해성이 일부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입 목적과 시기가 불분명한 중국 원산의 가죽나무는 전국의 도로변에 많이 자라고 있고 산지와 하천변 등으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다. 가죽나무는 과수농가에 큰 해를 끼치는 꽃매미의 기주식물(寄主植物) 노릇을 하면서 꽃매미 확산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주식물은 기생생물이 의지하고 사는 식물을 말한다. 이에 따라 꽃매미 확산 지역에서는 가죽나무 어린 개체를 제거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990년대 들쥐를 잡기 위해 도서 지역에 유입된 야생고양이는 제주도에 속한 섬인 가파도와 비양도에서 개체수가 늘면서 먹이가 되는 새나 작은 포유류가 감소하는 등의 생태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립공원인 다도해에는 고양이가 700마리가량 살고 있다. 월악산과 변산반도에 100∼200마리, 지리산 내장산 북한산에도 50∼1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0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널리 퍼진 돼지풀잎벌레는 부산 금정산 도로변에서 해바라기, 강원도 양구 하천변에서 돌콩 등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방공사용으로 들여와 심기 시작한 족제비싸리는 도로변과 산지 주변, 하천변, 해안 등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번식하면서 주변 식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창질경이도 남부 지방 해안과 내륙 지역 도로변 등에 퍼지면서 자생식물의 생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항 환경전문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