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와 맞섰던 행동하는 신학자 ‘본회퍼 선집’ 출판기념회
입력 2011-06-12 17:22
디트리히 본회퍼(1906∼45)의 주요 저서 8권을 완역한 ‘본회퍼 선집’(대한기독교서회) 출판기념회가 지난 1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사진).
본회퍼는 독일의 행동하는 신학자이자 반 나치운동가다. 그는 나치즘에 무기력했던 당시 독일 개신교계를 향해 “값싼 은혜를 나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스도 제자로서의 실천이 없는 신앙은 싸구려 신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치의 박해가 시작됐을 때 그는 미국으로 망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일 국민들과 고난을 함께하지 않는다면, 전쟁 후 독일교회 재건에 동참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히틀러 암살모의에 직접 가담했다가 1943년 체포돼 나치 패망직전인 45년 4월 9일 독일 플로센뷔르크 수용소에서 처형됐다.
그의 저서는 65년 ‘나를 따르라’를 시작으로 ‘저항과 복종’ ‘윤리학’ ‘신도의 공동생활’ 등이 한국에 소개됐고 80년대 이후 본회퍼의 신학을 재조명한 평전 등이 10종 넘게 출간됐다.
이번 선집은 독일 카이저 출판사의 본회퍼 전집 16권 가운데 학문적인 저서 8권을 번역한 것으로 ‘성도의 교제’ ‘저항과 복종’ ‘행위와 존재’ ‘창조와 타락’ 등이다. 유석성(서울신대 총장) 한국본회퍼학회 회장, 손규태 성공회대 명예교수, 이신건 오성현 서울신대 교수, 강성영 한신대 신학대학원장, 정지련 감리교인천성서신학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번역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마무리됐으며 완역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이 선집은 2011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유 회장을 비롯해 한승헌 전 감사원장,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