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아들 의료비 보험재정 축낸다”…캐나다, 한인 가족 한때 추방령
입력 2011-06-11 01:29
아들의 자폐증 치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보험 재정을 축낸다는 이유로 캐나다에서 추방당할 뻔 했던 한인 가족이 여론의 지지와 지방정부의 도움으로 계속 머물 수 있게 됐다고 캐나다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뉴브런스윅 주 몽턴에 사는 맹태식씨 가족은 지난 2003년 근로 허가를 받아 이곳에 살며 막내아들 성주(14)군의 자폐증 치료에 연방정부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일 갑자기 연방 이민부로부터 오는 30일까지 캐나다를 떠나라는 추방명령을 받았다. 의료비 부담이 너무 커 보험재정을 축낸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추방령이 가혹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고, 곧 전국적 관심을 얻게 됐다. 일간 토론토스타는 “연방정부가 의료비를 이유로 모범적 이민자의 거주를 불허했다”고 보도했다. 독자들도 기사 댓글을 통해 “국외에서는 인도주의를 외치는 정부가 국내에서는 건강을 이유로 사람을 몰아내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온라인에는 맹씨가족을 구해야 한다는 7000여명의 지지서명이 몰렸고, 몽턴에서는 오는 12일 정부의 가혹한 처사에 항의하는 집회도 열릴 예정이었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되고 동정론이 일자 뉴브런스윅주가 성주군의 의료비를 부담하겠다고 나서 캐나다에 계속 살 수 있게 됐다. 연방 이민부도 이들이 영주자격을 얻을 때까지 지방정부의 의료 혜택을 받으며 몽턴에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성주군의 어머니 장희은씨는 “너무 너무 기쁘다”며 “캐나다 국민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