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프로야구 현역 최고참 KIA 이종범 “진다는 생각은 안하죠… 40∼50대에 힘 되고 싶어”
입력 2011-06-10 18:37
“열심히 생활하는 40∼50대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KIA 이종범(41) 선수는 프로야구 현역 최고참이다. 1990년대 해태 전성기의 주역으로서 한때 ‘야구 천재’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그런 천하의 이종범 선수도 흘러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지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주전 자리 확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화끈한 방망이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전북 군산 월명구장에서 10일 만난 이 선수는 체력 부담에 대해 “나이 때문에 못한다, 안 된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40대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열심히 뛰는 것을 보고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40대와 50대가 희망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9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5와 홈런 4개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초반에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20에 그친 이 선수는 5월에도 0.200에 머물렀다. 안타를 치고 환호하는 모습보다는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주자로 투입되는 모습이 어느새 낯익은 모습이 돼 버렸다. 하지만 이달 들어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6월 들어 KIA가 8연승을 펼치는 동안 이 선수는 8경기에 모두 출전해 11안타(24타수)를 때렸다. 최근 8경기 타율이 무려 0.458이다.
이 선수는 “진다는 생각보다는 이긴다는 생각이 많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타 밸런스도 잘 맞고 있다”면서 “포스트시즌보다 우승이 중요하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해 우승을 되찾아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선수는 당분간 은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선수로서 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도자의 길을 가겠다”면서도 “언제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해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지난 4일 인천에서 발생한 관중의 맥주캔 투척 사건에 대해선 “프로야구가 30년째인데 이제 관중의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면서 “나도 섣불리 행동한 것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