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발언’ 무섭네!… 임직원들 골프·식사 잇단 취소
입력 2011-06-10 18:29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정부패 척결 지시 이후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의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제보가 부쩍 늘어났다.
10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있다’고 질타한 이후 삼성 계열사별 사이버 감사팀에 내부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부하직원을 닦달해 부정시키는 것이 제일 나쁘다’는 이 회장의 발언이 알려진 탓인지 임직원의 불공정한 업무 처리나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 납품 대가로 리베이트를 요구받는 협력업체의 제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사이버 감사팀 인원을 보강하고 고발 내용을 유형별로 분류한 뒤 철저한 조사를 거쳐 조치하기로 했다.
부정행위가 이미 드러난 삼성테크윈의 경우 임직원 수십명이 징계위에 회부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징계절차가 끝나지 않아 대상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사안의 경중에 따라 해임과 권고사직, 감봉, 감급 등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 임직원 중에는 협력업체와 잡은 골프와 식사 약속을 부랴부랴 취소하는가 하면 자녀의 청첩장을 전달하는 대상 선정을 놓고도 고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사이버 감사팀에 지난 3년간 접수된 제보는 2008년 323건, 2009년 417건, 2010년 472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었다. 전체 제보 중 13% 정도가 임직원의 부정과 관련된 내용인데 감사 결과 해직된 임직원의 비율은 2008년 18%, 2009년 20%, 2010년 28%로 갈수록 높아졌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