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감독이 선수에 술자리 강요 의혹
입력 2011-06-10 18:17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는 10일 여자 프로농구 KB국민은행의 정덕화 감독이 선수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김영옥(37) 선수의 폭로와 관련해 “100%가 아닌 60%만 사실에 부합한다 해도 재발돼선 안 될 엄청난 문제”라며 “연맹은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감독과 선수는 일방적인 관계인데 술자리에 오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강요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심정적으로 나도 선수의 인격권 문제를 지적한 김 선수 주장에 동의한다”며 “다만 사실관계가 과장됐을 가능성과 당사자로 거론된 감독의 명예도 있어 신중히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WKBL은 다른 프로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확인 작업 중이다.
앞서 김 선수는 지난 3일 연맹 홈페이지 게시판에 “정덕화 감독이 선수들을 술집으로 불러내 폭탄주를 마시도록 강요했고, 선수들에게 ‘장애인이냐’ ‘나 같으면 입에 칼 물고 자살한다’ 등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여자 프로농구 사상 처음 2억원대 연봉을 기록했던 김 선수는 지난 4월 KB국민은행을 떠나 실업팀 김천시청으로 옮겼다.
정덕화 감독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시즌 중에 선수들에게 술 먹이는 감독이 어디 있겠느냐. 저녁에 세 번 불렀다면 그중 한 번 정도 마시게 했다”고 말했다. ‘폭언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질책한 적은 있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