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바친 아름다운 정년퇴임… 서울신학대 김성은 교수 평화를 주제로 마지막 수업
입력 2011-06-10 18:21
“교수로서 마지막 수업을 ‘평화’라는 주제로 하고 싶었습니다.”
9일 정년퇴임식을 가진 서울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김성은(65·여·사진) 교수가 학생들이 마련한 퇴임식 비용에 자비를 보탠 500만원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기부했다. 참석자들은 “아름답고 신선한 퇴임식이고, 평화에 대한 훌륭한 수업이었다”는 평을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서울신대 우석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는 ‘김성은 교수 새 소명 감사 예배’라는 이름이 걸렸다. 퇴임이 곧 새로운 사역의 시작이라는 김 교수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참석 학생들에 따르면 김 교수는 “식사비용을 대북 인도적 성금에 사용하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자” “축의금을 받지 말되, 혹시 가져온 사람이 있으면 전액 대북 성금에 기부해 주도록 부탁하자” “축사를 없애고, 예배 형식을 간소화해 모두가 어우러지는 즐거운 잔치로 만들자” 등을 당부했다.
김 교수는 “내가 강의한 과목이 ‘평화교육’ ‘사회문제와 교육’ 등이었던 만큼 마지막 자리를 통해서도 학생들에게 그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밀가루를 보낼 때 동행했던 연세대학교 노정선 교수의 부인이기도 한 김 교수는 “우리는 저녁을 함께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데 이 돈을 북한의 굶주리는 동포들을 위해 내놓는다면 그만한 평화, 통일 교육이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은퇴라는 말은 싫고 앞으로 더 본격적으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