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28패 과거 전적은 잊어라… 월드배구 이탈리아전, 박기원감독 특명은 ‘맞불’
입력 2011-06-10 17:54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요. 저쪽이 워낙 강하지만 선수들은 자체내에서 (승리에 대한) 욕심이 생기나 봐요.”
11·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11 월드리그 배구 D조 예선 이탈리아 전을 앞두고 한국대표팀 박기원 감독은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상대는 세계랭킹 6위로 한국(23위)보다 무려 17위나 위에 있는 강호. 한국은 이탈리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1승28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 19년전인 1992년 월드리그 서울경기에서 이겨 본 것이 유일하다.
이번 D조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프랑스(12위)와 쿠바(4위)를 두번씩 다 잡았다. 4승의 이탈리아는 3승1패인 한국과 조 선두를 다투고 있는 상황.
“이탈리아도 약간 긴장했나 봐요. 선수단 14명을 다 데려오고 시차적응을 위해 다른 팀보다 하루 먼저 입국했어요.”
통상 약팀과의 경기 때는 경기 필수 인원만으로 선수단을 꾸리는 게 상례. 이탈리아는 정식 엔트리외에 2명의 후보 선수까지 데려와 한국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반 자이체프(2m2) 미칼 라스코(2m2)와 주장 크리스티안 사바니(1m95) 등 3인방이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세터도 2m나 되고 센터는 2m7, 2m2인 장신팀이다.
“키 크고 기량이 좋은 팀이 리시브까지 잘 되면 우린 할 게 없어요. 강서브와 목적타 서브로 처음부터 강하게 맞불 놓는 방법 외엔 없어요.”
박 감독이 우려하는 것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 프로선수들은 시즌 후 한달 정도 쉬어 시즌에 비해 70∼80%의 체력인데다 빠른 배구에 맞추다보니 전광인(성균관대) 최홍석(경기대) 등 어린 공격수들의 체력이 바닥났다는 것.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 이동공격 등의 변칙 전술도 필요하지만 훈련시간 부족으로 이 마저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선수단의 분위기는 좋다. 박 감독은 “결과에 신경쓰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 하고, 경기 끝났을 때 고개 숙이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