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의 화려한 비상… 최윤희 한국新 장대높이뛰기 5㎝ 경신
입력 2011-06-11 01:24
“실감이 나지 않고 가슴이 벅차올라서 눈물만 흐르네요.”
한국의 ‘미녀새’ 최윤희(25·SH공사)가 오랜 부진을 딛고 다시 훨훨 날아올랐다. 최윤희는 1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40을 넘어 종전 한국기록(4m35)을 5㎝ 끌어올렸다.
첫 점프에서 4m를 뛰어넘은 최윤희는 두 차례 도전 끝에 4m20을 넘긴 뒤 임은지(22·부산 연제구청)가 2009년 4월22일 작성한 한국 기록보다 높은 4m36에 도전했다. 도움닫기 트랙에 섰다가 갑자기 장대를 바꾼 최윤희는 가뿐하게 바를 넘겨 26개월 만에 한국 기록을 1㎝ 끌어올렸다. 이어 4m40에도 도전한 최윤희는 1차 시기에서 아쉽게 바를 건드렸지만 2차 시기에 훌쩍 날아올라 다시 한국 기록을 경신했다. 최윤희는 4m45에도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최윤희는 올해 8월 개막하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B기준기록(4m40)을 통과하는 기쁨도 누렸다.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을 통과한 것은 2009년 임은지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한때 한국 기록을 17차례나 갈아 치우며 ‘간판스타’로 군림했던 최윤희는 2008년 말 임은지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2인자로 밀려났다. 자신의 기록을 4m30까지 끌어올리며 설욕에 나섰지만 한참 동안 더 발전하지 못하고 4m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날 긴 부진의 터널 끝에서 마침내 새로 한국 기록을 세우며 다시 1인자의 지위를 회복했다.
최윤희는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뒤 자신을 지도한 정범철 코치와 아르카디 시크비라(우크라이나) 코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연방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1년6개월 전 한국에 온 시크비라는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를 가르쳤던 명 코치이다.
최윤희는 “장대가 한여름이 되면 탄력이 약해진다. 장대를 조금 더 강한 것으로 바꾼다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4m60정도를 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기록은 4m64고, 세계기록은 5m5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