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서울 목양교회 이광복 목사] 한국교회 종말론적 신앙을 회복 세상 변화시키는 추동력 삼아야

입력 2011-06-10 17:38


서울 목양교회 이광복(66) 목사는 서구의 방법론과 헬라철학의 영향, 문자적 분석주의, 귀납법 설교 등이 한국의 목회와 신학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 중심, 성경적 종말론으로 ‘아시아·한국적 성경 회복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통전적 성경 이해와 시대적 상징을 보는 시각을 통해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요한계시록을 쉽게 풀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신학계도 이 목사의 ‘계시록 신학’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종말론 신앙으로 살아야 한다

25년 전부터 그가 시작한 계시록 종말론 세미나의 국내 목회자 수료자만 11만5000명을 넘어섰다. 매월 개최하는 설교와 목회 세미나 참가자는 연인원 12만5000명에 달한다. 광신대 교수이자 목회자인 그는 한국교회가 종말론적 신앙을 회복,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추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다음 달 4∼6일 서울 성내동 목양교회에서 600권째 저서(계시록 성경종말론전집 5권) 출간 기념 세미나를 갖는다. ‘종말론의 기독교 강요’라는 부제가 붙은 계시록 전집 5권 중 ‘성경종말론’은 이날 영어번역본도 출간돼 미국 덴버신학교를 비롯해 서구 신학계에 소개될 예정이다.

그의 계시록 해석의 독특성은 성경 전체의 종말론적 본문과 연관시켜 통합적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구약의 예언서와 신약의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종말 예언 말씀, 서신서에 기록된 종말론 본문 등에 나타난 모든 내용과 계시록을 하나로 통합시킨다. 계시록이 상징 언어로 기록됐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를 반드시, 제대로 알 것을 강조한다.

칼뱅을 존경하지만 모든 걸 추종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적 교회행정, 종교다원주의, 세속주의는 결코 성경적이지 않아요. 요한계시록 3장 14∼22절에서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고 예수님께 책망 받은 교회, 라오디게아는 민주라는 뜻입니다. 교회는 성도가 아닌 하나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주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목사는 위대한 신학자인 칼뱅의 사상을 전적으로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칼뱅의 무천년설을 따르지 않습니다. 은사폐기론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장로제도, 민주주의 행정도 따르지 않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통치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이 같은 목회철학에 따라 목양교회엔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 등의 제도가 없다. 장로는 호칭적 의미일 뿐 군림하는 직책이 아니다. 교역자와 장로들이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지만 최종 결정권은 담임목사에게 있다. “담임목사는 먼저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무런 갈등과 충돌 없이 목회할 수 있어요.”

온 성도 가족이 함께 주일성수 한다

목양교회는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도 활력이 넘친다. 주일 온 가족이 교회 나온 뒤 오전 6시 새벽예배부터 오후 4시 전후 찬양예배가 끝날 때까지 철저하게 주일을 성수한다. 남녀 성도 모두 정장을 해야 한다. 전 성도가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자녀들은 절대 주일에는 일반 공부를 하지 않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세상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 빛과 소금의 생활을 하고 주일만큼은 구별해 하나님께 드리는 게 주님의 뜻이자 모든 믿는 이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온 가족 예배를 꺼리는 이유로 설교가 어린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고 어린이들이 예배 시간에 떠들 수 있는 것 등을 꼽는다”며 “유대인들은 태어나면서 율법교육을 받는다, ‘세대에서 세대까지’라는 교육으로 세계적 인물들을 배출한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수님이나 사도, 선지자들은 모든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 설교를 했다며 목회자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건 ‘생각해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