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아산공장 ‘올스톱’… 노조 “탄압으로 조합원 자살” 조업 거부
입력 2011-06-10 02:13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이 노동조합원 자살과 관련한 노조 측의 조업 거부로 9일 가동이 중단됐다. 연산 24만대 규모의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는 최근 내수시장 베스트셀링카인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가 주로 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는 이날 공장에서 발생한 조합원 박모(49)씨 자살이 회사의 노조탄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안전위원으로 활동하던 박씨의 유서에는 조합원들을 면담하는데 할애한 시간을 사측이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 시행을 이유로 무급 처리하거나 무단이탈로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동안전위원은 현장에서 부상했거나 지병을 호소하는 조합원을 만나 상담하고 이를 조합에 보고, 산업재해 처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산업재해 인정, 유족 취업보장, 노동열사 인정, 관련자 처벌 등 4개 사안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조업 거부에 들어갔다. 노조는 또 울산에서 올라온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회의를 갖고 조합원과 유가족이 참여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 사측과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현재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아산공장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 측이 이번 사태를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노사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조업 거부 장기화로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임단협을 앞두고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쟁의행위 발생을 결의했다. 지난 4월부터 타임오프제 도입으로 230명 이상의 노조 전임자가 모두 4월부터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임오프제에 반발한 노조 측이 법적 전임자 규모를 사측에 확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 노사가 3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마무리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아산공장 화장실에서 목매 숨진 채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