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가정사역 콘퍼런스 여는 전혜련 가정사역협회장

입력 2011-06-10 19:22


“가정의 위기는 곧 교회의 위기입니다.”

한국가정사역협회 전혜련(54) 회장은 가정사역 전문가이지만 그다지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내민 이력은 화려했다. 연세대 종교음악과를 중퇴하고 미국 테스티티 신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캐나다 크리스천칼리지에서 가정폭력에 관한 연구로 석사, 손상된 부부관계 회복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 강남에서 잘나가는 음악학원과 미술관도 운영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유년과 학창시절은 반항과 분노로 얼룩졌다. 10대 초반에 딸만 다섯 둔 종갓집 아버지의 몰락,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것처럼 꿈도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집을 나왔다.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면서 잃어버린 꿈 찾기에 나서서 마침내 음악학원을 차렸다.

금관5중주와 모퉁이돌 찬양단을 조직할 정도로 학원은 유명해졌다. 그러던 중 경기도 양수리에서 우연히 그림을 그리던 남자와 마음이 맞았다. 운영하던 음악학원을 그만두고 삼풍백화점 앞에 미술 입시학원을 차리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녀의 남편은 집보다 홍익대 미대 근처를 더 좋아하는 전문가였다. 어렵사리 아이도 낳고, 행복한 부부생활은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과욕이 낳은 결과는 참담했다. 50억짜리 미술품을 10억원에 사겠다고 맘먹은 대가치곤 너무나 참담했던 것. 해외에 나간 사이에 그만 홍수가 나 미술관이 물바다가 됐다. 남은 것은 고슴도치처럼 변한 부부와 산더미 같은 빚이었다.

후회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부도를 낸 남편은 집을 등지고 날마다 술로 살았다. 어린 딸과 절망에 빠진 모녀가 의지할 곳은 교회와 기도원밖에 없었다. 전 회장은 세상의 욕망에 빠졌던 자신을 회개하고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15년 전의 일이다. 2003년부터 ‘라브리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를 운영하며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상처 받은 가슴을 치유해주고 있다.

전 회장은 요즘 가정사역 현장에서 만난 소중한 분들의 상처와 고통을 하나님이 치유하신 이야기를 엮은 책을 쓰고 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가제목도 달았다. 13일 경기도 용인시 백향목교회에서 열리는 제1차 가정사역 콘퍼런스가 끝나면 출판사에 전화를 걸 생각이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