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남편 성추문땐 어떻게 해야하죠”… 앤서니 위너 아내, 조언 구해
입력 2011-06-10 02:22
트위터 외설사진 추문으로 곤경에 처한 미국 민주당 소속 앤서니 위너(뉴욕) 연방 하원의원의 아내 후마 아베딘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자신의 처신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딘은 남편 위너가 지난 6일 외설 사진을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갖기 직전 클린턴 장관에게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는 것이다. 아베딘은 클린턴 장관이 가장 신뢰하는 보좌관이다. 클린턴 장관은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이 제니퍼 플라워스(1992년), 모니카 르윈스키(1998년)와 일으킨 섹스 스캔들을 ‘참고 견뎌낸 내공’을 갖고 있다.
클린턴 장관의 조언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의연하게 행동하라’는 충고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딘은 남편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곧바로 클린턴 장관과 함께 아프리카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친구를 통해 ‘결혼생활에 충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클린턴 장관도 남편의 섹스 스캔들이 터졌을 때 “남편을 사랑한다”며 TV에 함께 출연하거나 그를 적극 옹호했다. 물론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발간한 자서전에서는 ‘빌의 목을 비틀어 죽여 버리고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놓긴 했다.
위너 의원도 기자회견 직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전화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며 사과했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아베딘과의 결혼식 주례를 섰기 때문이다. 클린턴과 위너 부부는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위너와 아베딘은 이번 일과 관련해 사과하기 위해, 조언을 얻기 위해 각각 클린턴 부부에게 전화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베딘이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고 전했다.
위너 의원은 현재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도 다른 성추문 정치인들이 퇴진했던 것처럼 결국 의원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하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