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총리, ‘脫 트로이카’ 할까… 민주당 이끈 간·오자와·하토야마 등 영향력 떨어져

입력 2011-06-09 18:46

일본 집권 민주당에서 봇물을 이루는 간 나오토(菅直人·64) 총리 후임 논의는 한마디로 ‘탈(脫)트로이카’ 분위기다.

산케이신문은 9일 민주당 창당 공신이자 지금까지 당을 이끈 간 총리,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포스트 간’의 목표라고 분석했다. 현재 이들 세 사람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악화됐으며 영향력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장관은 지난 7일 밤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 분 트로이카는 민주당 정권으로의 교체를 이끈 공로자지만 이젠 우리 세대가 젊은 세대와 함께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포스트 간’ 논의는 간 총리가 이달 안에 퇴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간 총리는 조기퇴진 의사가 없어 보인다. 이날 중의원에 참석한 그는 “8월 중에 피해 지역의 잔해를 처리할 계획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8월까지 총리직에 머무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의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차기 총리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54) 재무장관과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69) 농림수산장관이 부각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이날 전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과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대표 대행, 아즈미 준(安住淳) 국회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차기 총리로 노다 장관을 옹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들은 현안인 2차 추가경정예산안과 특별공채법안 등의 성사를 위해 정책통인 노다 장관이 적임자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증세론자인 노다 장관이 반(反)오자와 그룹의 후보로 거명되자 증세에 반대해온 하토야마 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 그룹에서 대항마로 중도파인 가노 미치히코 장관을 밀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자민당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동일본 대지진 복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만큼 다니카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총재에게 총리직을 넘기라는 주장이 앞다퉈 나왔다. 전날 총리 후보로도 꼽힌 민주당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장관이 “굳이 총리를 민주당에서만 선출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것과 맞물려 파장을 낳고 있다.

자민당은 오는 22일 끝나는 국회 회기를 열흘간 연장해 특별공채법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간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하반기 예산 집행에 필수적인 특별공채법안은 자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주 의원 총회를 열어 간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기로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